고방 이야기

[스크랩] 등업 감사인사 뒤늦게 올립니다.

그래나야 2011. 4. 7. 10:39

 

정류장추억

 

*UCC(User Created Contents)동영상*

 

촬영목적: 떠나가는 안동버스 정거장의 반세기를 지켜온 지나간 추억과

주변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 남겨둔다.

촬영일시: 2010.11.16-18

 

*시나리오-내레이션(scenario-narration)*

 

1. 이제 곧 추억 속에 담겨 질 운흥동 버스마당의 아련한 이야기를 영상에 그려 봅니다.

 

2. 이곳은 반세기 가까이 저마다 긴 세월의 갖가지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

안동의 버스 정류장이다.

 

3. 부종대 앞 통일역에서 이곳으로 정류장이 옮겨질 때 이 고장에는 25만이 살았고

인근 풍산.예안. 길안의 거점 면소재지를 거쳐 산촌 면 부락까지 주민 을 실어 나르고

먼 곳으로는 청송. 영양. 봉화. 의성. 예천. 대구로

서 너 시간 반나절 거쳐 2/3 승객은 선 채로 몸을 부대끼며

  담배연기에 멀미와 함께 갇혀 고향, 타향으로 덜컹 흔들거리며

들길. 산 계곡 길 굽이굽이 흙먼지길  신작로를 다녔다.

 

4. 새벽 녘 첫 차는 휴가 왔다 귀대하는 군인과 친족 먼 문상 가는 두루마기 사람과

시골 장날 판 펴는 봇짐 외장상인들이 장작 난로 불 쬐다,

차장 아가씨의 차문 두드리는 오라이! 소리와 함께 이곳을 떠나고...

 

5. 반나절 쯤 에는 구석진 긴 나무의자에 앉아

우는 아기 가슴 열어 젖 물리는 우리 어머니의 모습이 있었고,

 소매치기 무서워 허리전대 꼭 움켜잡는 촌로가 있었고,

비집고 오르면서 먼저 자리 차지하려는 소란이 있었고,

저마다 아들, 딸, 손자 자랑, 풍년농사 이야기로 반가운 안부인사의 웃음이 있었다.

 

6. 그 가운데 대합실 저 기둥 옆에 구두 닦는 소년과

좌판 목줄 걸고 껌과 캬라멜 팔던 아낙네.

 옆구리에 신문 끼고 소리치던 소녀는 지금 간 곳이 없고

역 마당에 늘 보이던 지게 맨 도꾸도꾸이와 무종이의 호루라기 소리는

오래 된 추억이 되었다.

 

7. 오늘 같은 늦가을 저녁이면 먼 곳 막차가 오갈 때 이곳 마당 주위엔

학 다방, 관광다방 창엔  희미한 색등 불빛과 함께 마담의 웃음이 새어나오고,

 한 쪽 포장 노점상에 군밤, 오징어 구어 던 청년은 이제 초로가 되어

지금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.

 

8. 막차를 놓친 술 취한 승객은 돼지국밥 한 그릇으로 속 을 달래고

정거장 앞 골목 임동하숙. 영덕 여인숙의 아랫목을 찾아 드는

옛 활동사진의 모습이 있었다.

 

9. 이제 2010년 마지막달에 추억과 사연 담고 있던 정든 안동 정류장이

외곽지 송하동 호암 들 새 터미널로 옮긴단다.

 

10. 아! 눈물겹고 웃음 있고 저마다 고운 사연 슬픈 사연 모두 겪었던 추억을

세월의 앨범으로 남겨준 안동 버스 정류장이여!

그 동안 나는 눈물로 고맙단다.

안녕 운흥동 정거장아-우리 다시 만나자 새 터미널에서.....

 

2010.12.01 

-권 원 균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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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처 : 김광림과 안동사람들
글쓴이 : 白首白手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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